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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11일 금요일

카를로 줄리니, "정명훈 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며칠이 지난 후 그가 이 질문에 대해 잊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는 나를 따로 불렀다. 그는 내가 질문했던 곡의 악보 첫 장을 펴 두고 있었다. 나 또한 악보의 첫 장을 펴 놓고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그는 "정명훈 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그것을 30년 동안 간직하고 있다. 내가 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음악가로서 각자가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는 내가 해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아낌없이 격려해 준 것이다. (321p)
SBS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 엮음, 이원복 그림 '인사이트 2010 - 이야기 속의 디지털 시대' 중에서 (살림Biz)

"정명훈 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위대한 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그가 젊은 정명훈이 한 질문에 대해 며칠 뒤에 해준 답입니다.
정명훈씨는 로스앤젤레스 교향악단에서 줄리니의 어시스턴트로 3년을 지냈습니다. 소심했던 그는 1년이 지나도록 감히 그에게 단 한 번도 질문을 할 수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 곡이 너무도 난해해 고민하다 마침내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왜 이 곡은 소리가 좋지 않을까요?"
줄리니는 당연히 즉시 답을 말해줄 실력이 있는 지휘자였지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겠네. 그러고 나서 이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지."
며칠이 지난 뒤 줄리니가 정명훈을 불러 해준 말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정명훈 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는 애송이 지휘자에게 이렇게 쉽게 말할 수도 있었습니다.
"클라리넷 소리를 더 높이고 호른은 조금 더 부드럽게 해 봐. 그럼 소리가 더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줄리니는 그렇게 대답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지요. 믿음을 보여주었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주었습니다.
젊은 지휘자의 쉬운 질문 하나에도 진심을 다해 고민하며 응대해준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조급함에, 초조함에, 빠르고 쉬운 즉답을 찾으며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그가 이렇게 말해주는 듯합니다.
 
"자신의 길을 찾게. 원래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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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운'을 남겨준 메이저리그 투수... "심판이 나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

며칠 전 미국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경기에서 21번째로 나올 뻔한 퍼펙트게임이 심판 오심(誤審)으로 날아갔다. 디트로이트 투수 아만도 갈라라가는 9회 말 마지막 타자를 내야 땅볼로 잡았으나 1루심이 이를 '세이프'로 선언하는 바람에 퍼펙트게임을 놓쳤다. 비디오 판독 결과 타자는 분명 아웃이었다.
'날아간 퍼펙트게임' 중에서 (조선일보, 2010.6.7)
"심판이 나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 인간은 누구도 완전하지 않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한 투수가 며칠전 한 말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디트로이트 투수 아만도 갈라라가. 그는 1루심의 오심으로 역사적인 퍼펙트게임 승리를 놓쳤습니다. 134년이나 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20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 닐 암스트롱 이후 달나라를 밟아본 사람이 22명이어서, 퍼펙트게임 투수가 되는 것이 달나라 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다는 그 '영광'을 심판의 오심으로 날려버린 겁니다.
오심을 내린 1루심은 "내가 퍼펙트게임을 빼앗고 말았다"며 눈물로 사과했고, 그러자 갈라라가가 "심판이 나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 인간은 누구도 완전하지 않다"며 눈물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눈물로 즉시 사과한 심판도, 아쉬움과 괴로움을 참으며 그 사과를 받아들이고 심판 판정에 승복한 선수의 모습도 아름다웠습니다.
심판을 배려하고 그 자리에서 흥분하며 거칠게 항의하지 않은 갈라라가. 21번째 퍼펙트게임 승리를 얻은 투수가 되는 것보다 더 긴 '여운'을 동시대 사람들에게 남겨준 멋진 인물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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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3일 목요일

OECD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2011~2015년 3.7%, 2016~2025년 1.9%

OECD 회원국의 중장기 경제전망을 담은 베이스라인 시나리오에 따르면 2010~2011년 한국의 평균 잠재성장률은 4.0%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조사 대상 30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인 1.2%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치로 유로 지역 평균은 0.8%에 불과했다. 이 기간에 한국에 이어 잠재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국가는 슬로바키아와 터키(3.6%), 호주.폴란드(3.2%) 순이었다. 반면 아이슬란드(-0.5%), 아일랜드(-0.9%), 스페인(-0.2%)은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됐다.

'올해와 내년 한국 잠재성장률 OECD 최고' 중에서 (연합뉴스, 2010.5.31)
 
실질성장률이 2011~2015년 3.7%에서 2016~2025년 1.9%로 감소 전망.
잠재성장률도 2010~2011년 4.0%에서 2012~2025년 2.4%로 감소 전망.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전망한 한국경제의 모습입니다.

우선 우리경제는 단기적으로는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와 내년에 급속한 경기 회복세로 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잠재성장률(4.0%)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실질성장률 전망치도 좋습니다. 한국의 2012~2015년 평균 실질성장률 전망치 3.7%는 OECD 회원국 중 터키(5.6%), 칠레(4.6%), 슬로바키아(4.3%), 룩셈부르크(4.1%)에 이어 5위입니다. 향후 몇년 동안은 우리경제가 괜찮으리라는 겁니다.

문제는 미래의 모습입니다. 2012~2025년 한국의 평균 잠재성장률은 2.4%로 OECD 회원국 중 7위로 전망됐습니다. 터키가 3.4%로 1위였고 노르웨이(2.8%), 호주(2.9%), 아일랜드.룩셈부르크(2.7%), 슬로바키아(2.6%) 순으로 높았습니다. 아직 선진국을 향해 더 가야하는 우리로서는 2.4%라는 잠재성장률은 아쉽지 않을 수 없지요.

실질성장률 전망치도 밝지 않습니다. 2016~2025년 한국의 실질성장률 전망치는 1.9%로 OECD 회원국 중 15위에 불과했습니다. 경제가 10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평균 1.9% 성장에 그친다는 것은 197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 겪는 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우리경제의 성장엔진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저출산에 따른 경제기반 약화입니다. 경제가 노쇠화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이런 저성장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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